아사히카와 -> 비에이 렌트카 여행기.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까지는 렌트카를 이용했다.
오릭스 렌터카가 가장 싸서, 혼다 피트를 이용했는데 나름 컴팩트 차 치고는 커서 짐도 충분히 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딜 가든 마찬가지지만 처음에 서류 작성과 스크래치 체크를 하고, 몇가지 주의사항을 안내받은 뒤 차량을 인도받는다.
10시부터 19시까지 약 9시간 요금은 주유비를 포함한다면 약 7500엔.

차를 렌트한 곳인 오릭스 렌터카. 쟈란넷을 통해 예약을 했다.

대물보상이 되는 보험인 RAP는 추가요금이 얼마 들지 않으니 들어두는 편이 좋다.
차량에 기본적으로 네비게이션이 있긴 하지만 메뉴 이외의 화면이 전부 일본어로 내오기 때문에, 휴대전화의 구글 맵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편이 일본어를 잘 모른다면 좋은 선택일 것이다.
차를 인도해줄 때, 혹시 차 내에서 음악을 들을 것인지 물어보니 만약 음악을 들으면서 가고싶다면 그렇다고 답을 하자. AUX단자에 꼽을 수 있는 3.5mm 케이블을 준다.
참고로 일본어를 잘 못한다면 번역기를 이용하자.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짧게 영어는 가능하지만 유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
몇 가지 더 추가하자면 한국과 반대인 것이 운행 차선, 운전석 위치, 방향지시등 스틱, 와이퍼 작동 스틱이다. 한국에서는 오른쪽에 있는 것이 왼쪽에 위치하니 여유롭게 조금 익숙해진 다음 차를 모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좋은 점은 외국인이 차량을 렌트할 때에는 차 뒤쪽에 외국인이 운전한다는 마크를 붙여준다. 운전에 조금 자신이 없다면 추가로 와카바 마크(초보자 마크)를 붙여달라고 하자.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까지는 약 30km로 차량을 통해서는 40분 정도가 걸린다.
비에이 중심가에서 사계채의 언덕이나, 크리스마스 나무를 간다면 추가적으로 8~10km를 더 가야 한다.
비에이 중심에서부터는 약 10분 정도.
주변에는 편의점과 같은 시설이 아무 것도 없으니, 비에이 역 근처에서 먹을 것 등을 사가는 것을 추천한다.

비에이 시내. 어딜 가든 눈길이다.

처음은 크리스마스 나무를 보러 갔는데, 뭐가 있는거지 싶을 찰나에 흰 설원 가운데 솟아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사람들도 차를 세우고 그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경우가 많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차를 세울 때에는 길 가장자리에 파여 있는 곳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크리스마스의 나무 주변으로는 사유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고, 비닐로 된 펜스가 그걸 둘러싸고 있다. 외딴 곳인데도 한국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들이 꽤 많아 놀랐던 곳 중에 하나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사진 동호회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그걸 꾸역꾸역 넘어가 촬영을 하는 것을 보았다. 화가 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데 좋게 이야기가 흘러갈 것 같지 않아 그냥 지나친 것이 조금 마음에 남는다.

크리스마스 나무(クリスマスの木)

두 번째로는 사계채의 언덕을 갔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딱히 보이는 것이 많지 않지만, 상점과 이어진 통로로 들어가면 스노모빌과 썰매 체험장이 있다. 우리는 스노모빌을 타기로 했는데, 코스는 1km짜리와 조금 더 긴 코스가 있었다. 1km 코스는 약 5분 정도의 길이로 이용 요금은 1000엔이다. 긴 코스는 5100엔인데, 가격에 비해 이용 시간이 길지 않아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곳 역시 외국 관광객들이 꽤 오는지, 응대부터 코스 요금표까지 영어로 준비된 것이 있었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도 간단한 영어로 스노모빌 운전 설명을 해 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와는 다르게 스노모빌은 만 16세 이상부터 운전 가능하다.

세 번째로는 청의호수(青い池)를 갔는데, 조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구글 맵을 사용하여 갈 경우에는 청의호수가 실제 위치보다 먼 곳으로 찍혀서, 주차할 장소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비에이 중심가에서 청의호수를 갈 경우에는 차도 옆에 있는 표지판을 유심히 보다 보면 청의호수 주차장이라는 표지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가면 된다.
겨울철 청의호수는 호수가 얼고 그 위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이게 호수 맞나?’싶을 정도로 알아보기 힘들다. 이 날 오전 중 해가 비칠 때 가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가 이걸 보기 위해서 왔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밤에는 파랗게 라이트업이 되어 훨씬 예쁜 풍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하려면 아침보다는 밤에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청의호수(青い池). 겨울철에는 호수가 얼어 눈이 쌓여있다.

마지막으로 패치워크 공원을 가기 전에 비에이 역을 잠시 들렀다. 구글 맵 후기 중에 이쪽은 일몰 시간대에 가장 예쁘다는 리뷰가 있어서 그때까지 역 근처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비에이는 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고, 주택가 곳곳에 상점들이 들어서 있어서 카페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도착한 곳은 카페 키타코보(カフェ北工房).

카페 키타코보(北工房).

구글 맵에서 나름 평점이 괜찮아서 가게 되었는데, 주인 부부 내외는 2층에서 생활하고 1층을 카페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주차 역시 가능하니 차를 가져간다면 참고하길.
일반적인 카페와는 다르게 들어가는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카운터에 앉게 되어 있다. 일본어 밑에 영어로 메뉴가 적혀 있긴 하지만 한국어 메뉴 역시 있으니 요청하면 된다.
매장에서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고 분쇄하여 내린 데다가 홋카이도산 스팀밀크가 더해지니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아도 맛있을 만큼 부드러운 카푸치노를 먹을 수 있었다. 친구는 아이스 밀크티를 주문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데자와 같은 당분이 들어간 것이 아니니 단 것을 좋아한다면 같이 주는 시럽을 넣어 마시면 된다.

주문한 카푸치노.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맛있었다.

한 30분쯤 있다가 카페를 나와 마지막 장소로 향했다.
4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에 눈도 많이 내리고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해 조금 겁을 먹은 상태였다.
아쉽게도 도착한 곳 역시 눈이 많이 내려 가시거리가 400m정도밖에 되지 않아 풍경을 감상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쉬운 대로 인증사진만 찍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아사히카와로 향하기로 했다.
시속 50km 제한이라고 붙어있어도 7~80km 가까이 속도를 내는 차들 때문에도 조금 무섭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스노우 타이어조차 미끄러지는 노면과 짧은 가시거리 때문에 운전을 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나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구글 맵을 내비게이션으로 써서 실시간으로 차량 통행량을 반영해 빠른 길로 안내를 해 준것은 좋지만 밤길에 초행인데다 바닥도 미끄러워서 시골길 왕복 2차선 도로를 타고 아사히카와로 돌아가는 길이 더욱 길어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비에이로 가는 길. 차선이 보이지 않아 저렇게 화살표로 표시하여 준다.

40km를 달려 시내로 들어오자 신호등때문에 이번엔 한 번 곤욕을 치렀다.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빨간불일 때 모든 방향으로의 진행이 불가능한 대신 초록불일 때 특별히 파란색 표지판으로 정해진 진행방향이 없다면 모든 방향의 진행이 가능하다. 아사히카와의 경우 노면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 지금 차의 진행차선이 좌/우회전이 가능한 차선인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호등과 표지판에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에는 우회전을 하라고 말을 해도 표지판에는 직진과 좌회전만 가능하다고 되어 있거나 비보호 우회전 탓에 뒤에 오는 차량 눈치가 보여 막상 길을 제대로 가기가 힘든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시내에서만 약 40분을 소요했다.

한편 일본에서 렌트카를 반납할 때에는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 반납하지 않으면 패널티 요금이 부과된다. 이것 때문에 처음에 차를 인도받을 때 안내받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려고 구글 맵에 검색해 봤지만 나오질 않아서 오릭스 렌터카에 한 번 들러 가장 가까운 주유소(일본에선 가솔린 스탠드라고 한다)를 물어보았다. 비용에 크게 민감하지 않았기 때문에(렌트한 차량이 하이브리드여서 주유한 양이 10L도 되지 않았다) 추천받은 코스모 정유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일본 주유소들은 높은 인건비 탓에 무인 주유소가 많은데, 이곳은 한국처럼 점원이 모든 것을 처리해준다. 대신에 가격이 좀 비싼 것이 흠이다.
가솔린을 가득 채운 차는 다시 렌터카 업체에 돌려주고 오면 끝.

저속이긴 했지만 두 번 차가 미끄러지고, 역주행도 한 번 할 뻔 하고, 반대 차선에서 오던 차가 직진하던 내 차를 보지 않고 횡단을 하는 바람에 추돌사고도 한 번 날 뻔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한적한 길이 많아서 크게 위험하진 않았다.

저녁을 먹은 징기스칸 구이집.

저녁은 숙소 근처의 징기즈칸 구이를 파는 곳으로 정했다.
타베로그 평가도 나쁘지 않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아서 조금 기대를 하고 갔다.
가게 안이 좁은 편이라 움직이기 힘든 감이 조금 있다.
여느 징기즈칸 구이집처럼 화로에 고기를 구워 주는 것은 처음만이고, 두 번째 고기를 올리는 것부터는 손님이 직접 해야 한다. 서울의 고깃집들이 대부분 직원들이 고기를 구워주는 것과 다른 점이다.
메뉴를 주문하기 전에 마실 음료를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조금 특이했다.
고기는 1인분에 약 700엔인데, 2인 기준으로 약 5인분을 시키고 추가로 밥을 시켜야 적당히 먹을 수 있다.
높은 타베로그 점수에 비해 내 평가는 그저 그렇다.
첫째로 화로의 온도가 너무 높아 처음에 비계로 무쇠판에 기름칠을 하면 불꽃이 솟아오르는 것이 예사이다.
둘째로 고기의 질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양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별로 좋지 못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는 채소 리필이 양배추나 파만 따로 가능하지 않다. 처음에 채소를 담아준 것을 다 먹었을 때만 처음에 나온 것처럼 리필이 가능하다. 하지만 리필 자체는 무료로 가능하니 이건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둘이 술 두 잔과 고기 5인분, 밥 한 공기를 먹고도 한 사람당 2000엔 미만으로 돈을 냈으니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다.
한편 타베로그나 다른 사이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그런지 외국인 손님도 꽤나 많았다. 물론 8할은 내국인이었지만.

자동차를 타고 여행한 것은 처음이라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기억에 남는 것이 많다. 처음과 끝을 눈으로 마무리하는 타국에서의 여행은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을왕리 해수욕장, 당일치기 여행.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와 당일치기로 노을을 보러 을왕리에 다녀 오게 되었다.

운이 좋아 용유역까지 자기부상열차를 탈 수 있었다.
자기부상열차는 시범 운행 중이기에, 현재는 운임을 받지 않고 운행하는 중.
막차는 5시 45분에 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구조물. 모양이 특이하다.

용유역에서 내려 인천 221, 302, 306번 중 아무 것이나 골라 타면 을왕리 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다.
정류장이 좀 찾기 힘든 편인데, 용유역 2번 출구로 나가 횟집들이 모여 있는 방향 쪽으로 가다 보면
파란색 지붕의 구조물이 있다. 그 곳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오랜만에 본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쉽게도 구름으로 인해 해가 완전히 지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